-먼저 'DM'에 참가하게 된 경위를 가르쳐주세요.

타케카미: 당시 광고대리점인 ADK께서 ''DM'의 시리즈 구성을 해 주세요'라는 의뢰를 주셔서, 그걸 계기로 '유희왕'에 참가했습니다. 확실히 점프에서 연 이벤트 때였다고 생각합니다.
히코쿠보: 저는 당시 '매직 더 개더링'을 플레이하는 중이었는데요, 그걸 'DM' 프로듀서 분이 알고 계셨기 때문에 그 이유로 일 이야기를 받게 되었습니다. 2주 정도로 'OCG'의 룰을 고안했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타케카미: 이미 'OCG'는 발간된 상태에서 시작했었으니, 애니의 듀얼은 제대로 게임이 성립하도록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히코쿠보 상처럼 카드 게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필요했겠지요.
요시다: 저는 플래그쉽이란 회사에서 '귀무자'의 시나리오를 썼습니다만, 타케가미 상이 그걸 알고 계셔서 '너 게임도 좋아하지?'란 느낌으로 권유받았던 게 계기입니다.
타케카미: 요시다 상이랑은 그 전에도 '울트라맨'이나 '꽃피는 천사 텐텐군花さか天使テンテンくん'에서 같이 일했는데, 엉망진창인 NG를 내도 제대로 일해줬기 때문에 꾀어냈습니다(웃음).
요시다: 그땐 아직 신입이었기 때문에... 'DM'에 참가하니 타테가미 상이나 소고 마사시 상이라던가 유명한 분들이 있어서, 저 같은 신입이 들어가도 괜찮을지 걱정했습니다.
마에카와: 저는 '테니스의 왕자님' 등의 각본을 맡아 ADK 쪽에 신세를 지고 있었는데요. 'DM'에서 소고 마사시 상이 빠지는 바람에 그 대역으로 프로듀서 분이 저에게 부탁하신 게 계기입니다. 맨 처음 쓴 각본은 58화 에스퍼 로바의 듀얼이었네요. 또, 저도 '울트라맨'에서 타케가미 상과 같이 일한 적이 있습니다.
히코쿠보: 모두들 '울트라맨'으로 이어져있네요(웃음). 제가 처음 각본진 분들을 알았을 때, 다른 애니에선 시리즈 구성까지 맡고 계신 분들이 모여 각 화의 각본을 담당하다니 대단한 작품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각본과 듀얼 구성은 어떤 흐름으로 만들었나요?

타케카미: 히코쿠보 상에겐, 그 화의 스토리 테마와 일치하는 듀얼을 만들어줬으면 한다는 무리한 주문을 해버렸습니다. 화수가 진행되면서 히코쿠보 상한테서도 이렇게 하는 쪽이 스토리의 흐름과 싱크로한 듀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오게 되었지요.
히코쿠보: 애니 방영시간에 맞추려면 듀얼의 턴 수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스토리의 기승전결에 따라 어떻게 듀얼을 편성할까 회의를 하면서 만들었습니다.
요시다: 요즘은 카드 게임을 애니로 만드는 일은 보통이 되어버렸지만, 당시엔 획기적이었지요. 옛날 애니는 핀치에 몰려도 기합과 근성이란 뭔가 잘 알 수 없는 이유로 적을 쓰러뜨리는 이야기가 꽤 많았지만, 카드 게임은 제대로 게임으로서 이겨야만 하니까.
마에카와: 그렇게 생각하면 'DM'에서 히코쿠보 상의 역할은 중요하지요.
히코쿠보: 하지만 듀얼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각본가 분들의 아이디어가 없으면 듀얼도 재밌어지지 않으니까요. 예를 들면 109화의 우주에서 공격하는 장면같은 부분은 요시다 상이 제안했기 때문에 태어난 것이었습니다. 그 장면은 요시다 상의 플롯에는 적혀 있지 않았지만, 회의가 끝난 후에 저만 살짝 '푸른 눈의 백룡'을 우주로 날려보낼 수 없을까 상담을 받았어요. 왜 이렇게 숨기면서 말하지 궁금했습니다만(웃음).
요시다: 뭔가 회의대로 각본을 쓰면 스탭이 놀라지 않아요. 그래서 플롯엔 없는 부분을 각본에 넣어서 놀래키려고 했습니다. 놀라는 걸 보고 히죽거리는 걸 좋아해요(웃음).


-듀얼리스트 킹덤은 원작에선 볼 수 없었던 유우기 vs 죠노우치의 듀얼이 있습니다만, 어째서 이런 이야기가 되었는지요.

타케카미: 'DM'는 어린이용 애니로 만들었으므로, 각 화에는 되도록 듀얼을 넣으려고 했었습니다.
히코쿠보: 그 말고는 단순하게 유우기 vs 죠노우치가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지요.
타케카미: 그렇네요. 그 듀얼은 보고 싶다는 마음과 듀얼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일치했었습니다. 듀얼을 추가한다고 해도, 그냥 아무 듀얼을 넣으면 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이유나 스토리 테마에 맞는 듀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듀얼리스트 킹덤이 끝나고 애니 오리지널 전개가 늘어났습니다만, 어떤 식으로 만들어진 건가요?

타케카미: '유희왕'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뭘 어떻게 해도 애니 진행이 빨라 원작을 따라잡아 버려 오리지널 스토리를 넣어야 하게 되었습니다.
마에카와: 듀얼리스트 킹덤이 끝난 시점엔 아직 원작을 따라잡진 않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정은 보였기 때문에 이 부근부터 오리지널 스토리를 넣기 시작했지요.
요시다: 오리지널 스토리는 연재 중인 원작의 스토리랑 모순되면 안되니까, 누구를 적으로 할지 고민했었습니다. 빅5같은 애들은 절대 원작에선 안 나오겠지 하고(웃음).
히코쿠보: 41화는 스고로쿠 할아버지가 '푸른 눈의 백룡'을 받는 스토리로 정했습니다만, '할아버지끼리 듀얼해봐야 보는 사람은 흥미 안 생기지 않아?'란 이야기가 나와서 레베카를 내게 되었지요(웃음). 또, 46화부터인 'D.D.M'은 듀얼표 만들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마에카와: 괴로워 보였죠(웃음).
히코쿠보: 애니엔 반영되지 않았지만, 그 듀얼은 맵과 다이스 전개, 크레스트의 수치같은 부분을 전부 정해놨었어요. 자료도 엄청 두꺼워져서, 그걸 감독에게 전해줬더니 '응, 이걸 전부 넣을 순 없겠네' 라더군요(웃음).


-노아가 등장하는 오리지널 스토리는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나요?

마에카와: 노아 이야기는 재밌었지.
타케카미: 응. 타카하시 선생님도 그 부분은 좋았다고 말해주셨습니다. 그 스토리는 카이바 세토와 모쿠바의 뼈대를 좀 더 공들여 만드는 쪽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만든 겁니다.
요시다: 카이바 고자부로도, 원작에는 절대 안 나오겠다고 어림짐작했기 때문에 얘를 보스로 만들자고 결정했을 겁니다(웃음).
히코쿠보: 그 전에도 오리지널 전개는 약간 있었지만, 이 볼륨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일은 처음이라 좀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마에카와: 마지막에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중 유우기 일행과 카이바와 모쿠바가 비행선으로 뛰어들 때, 카이바가 모쿠바의 옷깃을 붙잡아 던지는 장면을 정말로 좋아했습니다. 모쿠바가 놀란 얼굴로 날아가고(웃음). 그 후 고자부로의 원념같은 게 변한 불꽃이 따라와 비행선을 불태웁니다만, 카이바가 버튼을 누르면 제트로 변해 탈출하는 일련의 장면은 지금도 선명히 기억나네요.


-오리지널 편 중 제일 길었던 다츠와의 싸움은 어떤 경위로 만들어졌나요?

요시다: 그 때는 인기 작품의 오리지널 시리즈 구성을 맡게 되어서 기합이 바짝 들어갔었지요. 너무 들어가서 후반은 폭주해버렸습니다(웃음). 당시엔 '유희왕'의 스토리도 상당히 진행해서 여러가지 듀얼이 있었습니다만, 아직 '어둠의 유우기의 패배'는 그리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원작에도 없는 걸 해도 되는가 갈등하긴 했습니다.
히코쿠보: 라펠에게 진 다음 어둠의 유우기를 구하기 위해 무토 유우기가 듀얼합니다만, 그 각본을 쓴 요시다 상이 전화로 '누굴 이기게 해야할지 모르겠어!'라며 상담을 했었네요. 그 화의 듀얼표는 10번 넘게 고쳤습니다. 각본 회의 당일 아침까지 열심히 쓴 기억이 납니다.
요시다: 그렇네. 그 시리즈는 권선징악같은 이야기로 만들고 싶진 않았으니까. 어느 쪽도 올바른 사람들이 싸운다고 할까. 원작의 '유희왕'과 같은 테이스트로 만들고 싶어서 도전한 면도 있습니다.


-각 분들이 담당한 스토리에서 특별히 추억에 남는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타케카미: 역시 1화일까요.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할지 전혀 모르던 단계였으니까 고생하며 만든 기억이 있습니다.
요시다: 저는 131화의 신이 대결하는 편일까. 원작에선 신끼리 싸우는 부분은 한순간에 지나갔지만, 애니로 보면 분위기가 고조되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히코쿠보 상에게 부탁해 앞뒤에 영향이 가지 않는 듀얼을 만들었습니다. 방영할 땐 작화도 연출도 멋져서 굉장히 좋은 편이 되었지요. 그 외엔 역시 아까전에도 나온 어둠의 유우기 vs 라펠의 듀얼. 엄청 긴장하면서 썼습니다(웃음).
마에카와: 저는 역시 '버서커 소울'이 등장한 162화일까요.
요시다: 그거 대단하지요.
히코쿠보: '이 벌레자식!!' 이라니(웃음).
마에카와: 어둠의 유우기를 몰아넣는 이야기니까, 딴 건 신경쓰지 말고 확실히 써달라고 요시다 상이 부탁했는데(웃음). 평소라면 막아주는 사람이 나타나 거기서 수정될 텐데 결국 아무도 막지 않았지요.
요시다: 그 각본을 읽었을 때 사실 좀 멈칫 했는걸(웃음).
마에카와: 저는 적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역시 할 땐 그 정도로 철저히 해야지. 지금은 개그 재료같은 요소가 되어버렸지만, 당시엔 정말 진심으로 그 정도가 아니면 전달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 인터뷰 때문에 오랜만에 다시 봤습니다만, 영상도 굉장하고 연기하는 카자마 슌스케 상도 굉장하고, 모두가 신나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전해졌습니다. 하가의 성우인 타카노 우라라 상도 생기가 넘치는 연기를 해주셨습니다. 애니에선 '이젠 그만해 유우기!'라고 안즈가 막습니다만 실제 현장에선 아무도 막는 사람이 없었다고(웃음).
히코쿠보: 좋은 이야기야(웃음). 듀얼 중에서 고르라면 역시 마지막의 무토 유우기 vs 아템의 듀얼이려나. 마지막 회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활약한 몬스터를 되도록 많이 내고 싶었지요. 상환신도, 원작에선 '오시리즈의 천공룡'과 '오벨리스크의 거신병'만 나왔던 부분을 셋 다 내버리자! 하고.
요시다: 화제가 되는 작품은, 현장이 신나는 분위기라고 할까, 스탭 전원이 한 덩어리가 된 느낌이지. 'DM' 제작도 도중부터 다들 점점 기세가 붙은 덕분에 대단한 작품이 되었구나, 라는 기분이 듭니다.

(끝)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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