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문고본으로 나오게 되어, 몇년만에 창고 안에 쌓여있던 원고와 대면했습니다.
제 안에서 '유희왕'이라는 작품은 이미 완결했기 때문에 연재를 종료한 뒤엔 단행본을 펼쳐 다시 읽은 적도 거의 없었지만... 예상한 대로, 그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진심으로 머리를 싸쥐게 됩니다.
최근엔 컴퓨터로 하는 색칠이 즐거워서, 하다못해 문고본 표지는 새로 그리려고 정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림이랑 비교하면 상당히 갭을 느끼실지도 모르겠네요. 그 부분은 용서해주세요. (그래도 의외로 초기 그림도 좋아합니다만)
모든 이야기를 각각 장으로 나눠보자면-
<제1장> 학원편
<제2장> DEATH-T편
<제3장> RPG(몬스터 월드) 편
<제4장> 결투자(듀얼리스트)의 왕국 편
<제5장> D.D.D 편
<제6장> 배틀 시티
<제7장> 왕의 기억 편
'유희왕'은 카드 게임이 주류인 이야기라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저는 여기 수록된 '학원편'이 여러 의미로 추억이 깊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봐도, 익숙하지 않은 주간연재 마감에 쫓기는 긴장감 속에서, 등장인물의 개성이나 신뢰관계를 쌓아가며 다같이 고난을 뛰어넘은 듯한 감각이 기억에 떠오르는 기분이 듭니다.
'유희왕'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누구나 마음에 약한 부분을 지니고 있고, 이야기의 열쇠인 '천년 퍼즐'처럼 제각각이 퍼즐의 한 조각이 되어 누구 한명이 빠져도 스토리가 성립되지 않는 작품을 만드는 게 이상이었습니다. 더해서, 한정된 공간 안에서 설치된 게임을 주인공이 어떻게 클리어하며 나아가는가. 소도구나 아이디어가 흘러넘지는 논리적인 구성을, 어떻게든 옴니버스 형식으로 계속 해 나가려고 악전고투한 흔적이 초기 작품에서 느껴집니다.
아이디어가 모자란 두뇌 탓에 단념했지만, 그 땐 정말 있는 힘껏 그렸습니다.
'유희왕'은 꽤 예전에 연재가 끝났는데도, 지금 애니 시리즈 '유희왕 GX'를 방영하고 있고, 카드나 게임, 그리고 어시스턴트인 이토 군과 카게야마 군이 그리는 만화도 V점프에 연재중입니다.
'유희왕'의 유전자가 지금도 이어져, 여러 모습으로 세계에 펼쳐져 나가는 현 상황과, 그걸 지지해주신 팬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유우기, 그리고 등장인물들과 함께 여행을 계속한 증거인 원고를 되돌아보며, 가끔씩 수정하고, 한장한장의 발자국을 더듬으며 문고본을 만들어 나갈 작정입니다.
앞으로도 함께해주시면 기쁘겠습니다.
헤이세이 19년 4월 18일 타카하시 카즈키
[2권]
작품 안에 미스터리나 오컬트 요소를 잔뜩 넣으려고 이집트로 취재여행을 갔지만, 지금 '이집트에서 온 신(남자)' 에피소드를 다시 읽어보면 미스터리를 넘어 상당히 슈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샤디라는 캐릭터도 수수께끼 투성이에 살아있는지도 의심스럽게 묘사해버려서 독자에겐 그다지 와닿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
역시 결과는 솔직해서, 샤디 회에 갑자기 인기가 급강하해 연재중단 이야기까지 나온 상황.
'유희왕'이란 작품은 처음부터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에 관한 이야기로 하려고 정했었으니까 큰일이야. 지금부터 노선을 바꿀 수도 없어... 연재중단!!
그건 나 스스로가 마음의 미궁을 헤매게 된 듯한 초조함이었어.
뭐, 어쩔 수 없나. 될 대로 되는 수밖에 없고.
깔끔하게 하던 대로 밀고 나가면, 가끔 좋은 방향이 어딘지 깨닫게 될 때가 있다.
문고본 1권에 수록된 '어금니를 가진 카드'가 점프에 연재된 주에, 편집부에 독자엽서가 쇄도한 모양으로 이상할 정도의 인기를 얻었던 일을 생각해냈다.
카드 게임 에피소드는 전편/후편으로 나눠 1화로만 끝내려 했지만, 역시 한번 더 독자의 요망에 응해보려고 했다.
당초에 카이바 세토는 게임 회사의 자제란 설정으로, 기묘한 게임을 계속해서 고안해 유우기에게 싸움을 거는 구성을 생각했지만, 급하게 그가 카드를 다시 들도록 만든 거지. 더해 주인공의 라이벌이란 준주역에 어울리는 캐릭터로 재편성까지.
(이름은 고대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세트 신에서 따왔지만, 혹시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단계에서 주인공의 라이벌이 될 운명을 등진 걸지도 몰라.)
그게 설마 몇년 후에 공전의 카드 붐을 일으킬 거라곤, 그 시점에서 누가 예상했을까.
어쨌든 제일 놀란 사람은 작자인 나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리하여 다음 권 'DEATH-T편'
헤이세이 19년 4월 18일 타카하시 카즈키
[3권]
'DEATH-T편'은 사실 가장 제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입니다.
주인공이 게임으로 나쁜 적을 해치운다는 컨셉에 따라, 연재 구성을 짜던 때, 하나의 클라이맥스로 생각해 두고 있던 아이디어가 'DEATH-T'였습니다.
연재도 인기에 따라 결정되니 언제 종료할지 모릅니다. 너무 장대한 스토리로 만들면 도중에 이야기가 끊겨버립니다.
이 전개라면 주인공인 유우기와 동료들이 정상에 기다리는 숙적 카이바를 물리치고, 라스트 페이지로.
'주인공의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같은, 소년만화에선 가끔 보이는 라스트 씬으로 옮겨 갈 수 있는 겁니다.
정말이지 그렇게 안 되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지만, 'DEATH-T편'은 예정보다 다소 짧아졌습니다. (사실 어트랙션 DEATH-T-8정도까지 준비했었습니다.)
카이바가 유우기에게 복수하기 위해 만들어낸 테마 파크는 근대적인 타워형 고층 빌딩이었을 터! 주인공 일행이 정상에 도달하는 시점이 조금 빨랐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나아가는 길을 막는 고난을 클리어하고 최종지점에서 기다리는 라스보스에게 도전하는 주인공 일행들!
저는 그런 약간 오래된 점프만화 같은 전개를 정말 좋아합니다. 허들은 높으면 높을수록, 문제가 난해할수록, 적이 강하면 강할수록 감동도 커지기 때문이죠.
'DEATH-T편'을 짧게 만든 이유는 담당의 이 한마디였습니다.
빨리 카드 배틀을 하자!!
확실히 결과적으로는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DEATH-T편'에선 '유희왕' 스토리의 중요한 팩터인 '또 하나의 자신'을 눈치채는 부분이 그려집니다.
유우기와 어둠의 유우기의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제 1스텝입니다.
사실 이 때에는 마지막화의 이미지는 이미 만들어져서, 어떤 식이든 유우기는 '또 하나의 자신'와 마주보고, 진정한 '자립'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걸 위해 유우기는 어둠의 유우기(아템)가 가진 압도적 존재감과 대등할 정도의 강함과 자신감을 가져야합니다.
유우기의 '싸움'의 긴 여정은 여기서부터 시작한 게 아닐까요.
헤이세이 19년 6월 15일 타카하시 카즈키
[4권]
테이블 토크 R.P.G(이하 T.R.P.G)
별로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R.P.G라 하면 컴퓨터 게임이나 온라인 게임이 주류입니다.
하지만 R.P.G(롤 플레잉 게임)의 의미는 '역할연기 게임'으로, 1970년대 전반 처음 미국에서 등장한, 전쟁 시뮬레이션 미니어쳐 보드 게임이 원형입니다. 그 후, 1974년에 T.R.P.G의 대표작인 'D&D(던전 앤 드래곤)'이 탄생했습니다.
저도 지금처럼 컴퓨터 게임이 유행하지 않았던 20여년 전 친구들과 모여 T.R.P.G를 즐겼습니다.
참가자는 마스터와 플레이어로 나뉘어, 대화를 통해 가공세계 안에서 모험을 펼쳐나갔던 겁니다.
플레이어는 제각각 자신이 움직일 캐릭터를 준비해, 직업이나 능력치 등을 설정합니다.
플레이어가 둘러싼 테이블에는 마물이 기다리는 미궁이나 비경으로 변해, 마스터라는 이름의 신이 필드를 지배한다.
플레이어의 말은 '마법'이 되고-
주사위는 가끔 '무기의 힘'이 되고-
마스터는 운명의 심판을 내린다.
저는 주로 '전사'를 조종해, 용맹과감하게 몬스터가 사는 동굴로 쳐들어가 (그것도 전부 마스터가 교묘한 말로 유도한 시나리오지만), 동료와 함께 적과 싸우지만 신(마스터)가 내리는 시련은 그리 간단히 클리어할 수 없습니다. 절체절명의 핀치에 몰립니다.
그럴 때 주사위를 쥔 손엔 혼신의 힘이 들어가 땀이 흐른다. 사람들 중에는 주사위를 꽉 쥐고 기도를 올리는 녀석도 있어요.
운명을 걸고 주사위를 굴린다.
크리티컬!!
제일 높은 숫자가 나와 핀치를 탈출합니다.
이 순간이 제일 즐겁다. 이젠 다들 대폭소!
그 곳에는 동료의 얼굴이 있고, 목소리가 있고 흥분이 있었습니다.
어쩐지 그런 느낌을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T.R.P.G편'을 그렸습니다만...
최근엔 R.P.G(게임)이라고 해도, 혼자서 화면과 마주하는 게임이나, 다른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온라인 게임이거나 합니다. 그건 그거대로 즐겁겠지만, 역시 친구들끼리 모여서 왁자지껄 노는 게임에 비교하면 어쩐지 지루한 기분이 듭니다.
헤이세이 19년 6월 15일 타카하시 카즈키
[5권]
처음으로 애니화 이야기가 온 건 'DEATH-T편'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때였습니다.
그때까진 옴니버스 식으로 계속하려고 했지만, 결국엔 아이디어도 다 써버리고, 이젠 장편 시리즈물에 도전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카드 게임이 중심인 스토리를 편성하려고.
저는 만화, TV를 가리지 않고, 카드에서 튀어나오는 몬스터 배틀은 박력과 긴장이 넘쳐 재밌는 볼거리가 될 거라고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더해서 만화와는 다르게 애니는 색이 들어간 그림을 움직일 수도, 목소리나 음악을 함께 들려주는 일도 할 수 있으니까 더욱 좋습니다.
'왕국편'의 뿌리는 제가 소학생 적에 체험한 동네 오리엔티어링입니다. 넓은 공원이나 산,들에서 게임을 하는 느낌으로 진행하는 야외 스포츠로, 팀으로 나뉜 참가자는 스타트 지점에서 시작해 필드에 설치된 포인트를 얼마나 빨리 통과해 골인하느냐를 경쟁합니다.
즉 '결투자의 왕국(듀얼리스트 킹덤)' 필드에, 듀얼 박스라는 포인트를 흩트려 거기서 유우기나 죠노우치를 필두로 한 듀얼리스트들이 카드 게임으로 겨뤄, 페가서스의 성 = 골을 목표로 나아가가는 겁니다.
'왕국편'의 반성점은 카드 게임의 룰에 문제가 너무 많았던 점.
전,후편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위해 만든 룰이기에 제대로 만들지 못한 물건이라, 이 점은 독자 여러분께 사과를 드려야 하겠네요.
단 이 시점에도 설마 카드가 실제로 판매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유감스럽게 첫 애니는 '왕국편' 전에 끝나버렸습니다만, 만약 계속했다고 쳐도, 전개가 연재를 따라잡아버려 제작이 어려웠지 않을까 합니다.
헤이세이 19년 7월 18일 타카하시 카즈키
[6권]
캐릭터를 창작할 때 참고하는 물건이 있습니다.제가 고안한 삼차원 그래프입니다만 이번에 그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최고레벨 5 (Lv.0이 보통 사람급)
타애<->자기애
자제심<->전파
무욕,무집착<->강욕,집착
무토 유우기 /타애4 자제심5 무욕,무집착2
어둠의 유우기 /타애2 자제심2 무욕,무집착1
카이바 세토 /자기애4 전파3 강욕,집착4
죠노우치 카츠야 /타애4 자제심1 강욕,집착2
마자키 안즈 /타애3 자제심3 무욕,무집착3
혼다 히로토 /타애1 자제심3 무욕,무집착1
바쿠라 료 /자기애4 전파5 무욕,무집착4
어둠의 바쿠라 /자기애3 전파4 강욕,집착5
페가서스.J.크로포드 /자기애4 전파4 강욕,집착4
쿠자크 마이 /타애2 자제심3 강욕,집착3
디노사우르 류자키 /자기애4 전파1 강욕,집착2
인섹터 하가 /자기애4 전파3 강욕,집착4
키스 하워드 /자기애2 전파1 강욕,집착4
마리크 /자기애2 전파2 강욕,집착4
어둠의 마리크 /자기애4 전파4 강욕,집착4
이시즈 이슈타르 /타애5 자제심5 무욕,무집착4
이건 어디까지나 작자인 제가 생각한 각 퍼스널리티 분포도에 불과합니다.
여러분이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사람마다 다를지도 모르지만, 그 생각한 대로 분석하는 것도 재밌을지도요.
이리 보면 제 만화에 등장하는 악역은 자기애가 강하고, 집착심에 빠져, 욕구가 크고, 가끔 전파적인 성향으로 보입니다.
의외로 저희 인간들에게도 맞는 표일지도 모르겠네요.
삼라만상,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상반되는 두 가지 성질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빛과 어둠, 겉과 안, 선과 악, 하늘과 땅, 그것들은 '유희왕'의 테마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가진 마음의 추도 여러 에너지를 받아 흔들려, 선으로도 악으로도 될 수 있는 겁니다. 이 세계에 중력이 있는 것처럼, 자제심을 가지고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헤이세이 19년 7월 18일 타카하시 카즈키
[7권]
맨 첫 애니가 결정됐을 때, 유우기의 목소리를 어느 분에게 맡길까 고민한 끝에 제가 오가타 메구미 상의 기용을 부탁드렸습니다. 첫 녹음 현장에선 목소리 연기가 너무나 대단해서 압도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초기 시리즈는 학원물 요소가 강해 유우기도 다크 히어로같은 캐릭터였기 때문에, 겉과 뒷면의 목소리를 구별한 절묘한 유우기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다음 시리즈는 방송국 관계 문제도 있어, 성우 분들도 새로 기용하게 되었습니다.
카자마 슌스케 군과 처음 만났을 때 느낀 점은, 겉의 유우기랑 닮았구나아...라고.
솔직하고 예절 바르고, 교복이 어울리는 풍모.
당시 드라마 등에서 보인 연기 평도 좋았고, 내 학창시절이랑 비교하면 마치 하늘과 땅 차이네,라고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성우는 첫 경험이어서, 초반은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었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점점 능숙해지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카자마 군과 같이 성장할 거야. 언젠가 그 안에서 숨겨진 부분이 나타나. 뒷면의 유우기가 말야."
첫번째 녹음 후, 프로듀서와 가진 술자리에서 그런 대화를 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 -
근처 자주 가는 초밥집 좌석에 앉아, 프로듀서가 일부러 사온 TV를 두고 카자마 군과 저와 또 몇명이랑 테이블을 둘러싸고, 그 시간이 오는 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우기의 마지막화 방송 시간을...
끝까지 보고 나니,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었지.
카자마 군의 연기는 정말로 훌륭했습니다.
성장하는 건 당연할 일이지만, 그 이상으로 그는, 제 안에서 확실한
'유희왕'이 되어 있었다.
옆을 보니, 카자마 군이 치라시 스시를 먹고 있었습니다.
헤이세이 19년 8월 10일 타카하시 카즈키
[8권]
사실은 환상의 극장용 '유희왕' 기획이 있었습니다.
'유희왕' 애니가 끝나고 속편 작품으로 무대 배경과 캐릭터 설정을 이어 받은 '유희왕 GX' 방영이 시작한 지 1년이 지나가던 때, 극장판 이야기가 나왔던 겁니다.
이거 재밌을지도! 라고 생각해 이런 타이틀마저 준비해뒀습니다.
'유희왕 vs GX!!'
옛날 '마징가 Z 대 데빌맨'같은 걸 보고 기대에 차 극장까지 갔지만(나이 들킨다...), 전혀 안 싸우잖아!! 하고 화냈던 그리운 유소년 때부터, 이런 타이틀에는 어쩐지 마음이 두근거렸던 겁니다.
스토리는 이런 느낌입니다.
●전설의 듀얼리스트들의 도시 - 도미노 시티에 수학여행으로 방문한 아카데미아 학생들. 그 중에 유달리 날카로운 안광을 가진 천재 듀얼리스트가 유우기 일행을 쓰러뜨리기 위한 기회를 살피고 있었다. 그가 바로 신비로운 타로 카드 사용자, 사이오 타쿠마라는 캐릭터였습니다.
묘한 일로 만나게 된 유우기, 죠노우치와 쥬다이 일행. 그리고 카이바 코퍼레이션과 접촉해 음모를 꾸미는 사이오.
도미노 시티가 새로운 듀얼의 무대가 된다! 그런 장대한 전개? 였던 겁니다.
문제는, 아템을 부활시킬까 어쩔까란 고민이었는데, 역시 원작의 테마를 배신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모습을 보이는 일은 없다고 정해놓고 있습니다.
결국 이 기획은 그대로 흘러가버렸지만, 오랜만에 머릿 속에서 유우기 일행이 활약했으므로 즐거웠습니다.
유우기랑 쥬다이?
물론 히어로끼리는 싸우지 않습니다. 영화에서는요!
헤이세이 19년 8월 10일 타카하시 카즈키
[9권]
2007년 여름, 미국 샌디에이고의 코믹 컨벤션에서 개최된 '유희왕 세계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예선을 통과한 여러 나라의 듀얼리스트들을 보면, 일본에서 느낄 수 없었던 '유희왕'의 장막이 얼마나 넓게 펼쳐졌는지를 깨닫게 되어 솔직히 놀랄 뿐이었습니다.
코믹컨도 굉장히 분위기가 올라서, 아주 좋아하는 아메코미나 피규어, 애니 등의 굿즈를 대량으로 사들여 마음껏 즐기고 왔습니다.(가능하면 3일은 더 있고 싶었어)
그 뒤에 라스베가스를 방문했습니다만, 생각해보니 페가서스.J.크로포드가 태어나 자란 땅이기도 합니다. 카지노 호텔을 가진 재산가인 아버지 덕분에 아무 모자란 것 없이 자란 페가서스였지만, 혼약자 신디아가 죽음으로 인해 어둠이 그의 마음을 지배한 겁니다.
순수한 사랑은 광기와 거울을 마주보는 일과 같아, 그의 마음에 깃든 단 한 명의 친우 퍼니 래빗은 '불사'의 상징이었습니다.
비범한 화가의 재능도 가진 그가 이집트에 방문해, 마침내 M&W의 카드를 낳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천년 아이템 때문에 어둠으로 이끌리게 되는 슬픈 운명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원작의 페가서스는 바쿠라에게 암살당하므로, 나중에 그가 등장하진 않습니다. 분명 마음을 휩싼 광기의 안개도 사라져, 속죄하고, 천국에서 사랑하는 신디아와 재회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도시전설이 있습니다. 모 게임 기업이 비밀스럽게 페가서스를 다시 살려내, 비밀의 지하 공장에서 낮이나 밤이나 카드를 만들게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상업로봇 페가서스 2호는 세계의 듀얼리스트들을 위해 카드를 계속 공급하는 것이었다!
헤이세이 19년 9월 14일 타카하시 카즈키
[10권]
♂♀
"왜 '유희왕'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부친은 전부 지독한 사람들인가요?"
가끔 팬 여러분들에게 받는 질문이지만, 확실히 이 권에 등장하는 오토기 아버지도 지독함을 넘어 골계적이기까지 합니다.
죠노우치의 아버지도 도박중독에 알콜중독이고, 카이바 세토의 (의붓)아버지는 제왕학을 가르친다는 명분 아래 채찍질하는 폭군이기도 합니다. 이거 말고도 또 있지...
마치 쓸모없는 아버지 품평회라도 연 거 같구만.
이런 설정을 생각한 사람은 나지만...(땀)
서두의 심볼 - - - ♂은 남성을 뜻하고, ♀는 여성을 뜻한다. 여러분도 알고 계시죠?
♂는 창을 들고 싸우는 남성의 모습을, ♀은 가슴에 십자가를 쥐고 기도를 올리는 여성의 모습을 구상화한 마크입니다.
나라나 가족을 위해, 또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창을 들고 전쟁이나 사냥으로 향하는 남(부)성♂
그 일이 평안 무사하길 바라는 여(모)성♀
그런데 작품에 나오는 아버지와 그 아이들을 대하는 관계를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오토기 부 창을 들리는 아버지
죠노우치 부 창을 들지 않는 아버지
세토(의부) 창을 들이대는 아버지
하나사키 부 창을 버린 아버지
마리크 부 창으로 찌르는 아버지
이 세계에는 완전무결한 인간은 없고, 그들의 아버지도 또 단순한 한 인간에 불과하다. 아마도 세상을 살아가던 도중에 마음의 조각을 잃어버리고, 싸움에서 패배한 전사였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는 '부負'의 유전자마저도 용서없이 아이에게 물려주고, 아이는 언젠가 '부'와 맞붙어야 하는 운명을 등지게 된다. '아이'는 순진한 마음을 부수면서 현실과 마주서서, '개個'을 확립하고 마침내 창을 드는 전사가 되어 사회의 '호弧'가 된다.
제 안에서 부친을 뛰어넘는 일도 순전한 소년 만화의 테마입니다. 그래서 '개'을 얻기 위한 싸움의 시련을 캐릭터들에게 부여한 것이기도 합니다.
'개' 하나로 자기가 처한 상황을 뛰어넘으려는 자, 동료와 함께 뛰어넘을 수 있는 자, 패배한 자.
주인공인 유우기는 다른 시점에서 '개'의 싸움을 그리기 위해, 일부러 아버지는 내지 않았습니다.
일단 단신부임때문에 집에 없다는 설정으로 했지만, 사실은 게임 마스터였던 아버지가 어떤 섬에 게임으로 된 시련을 설치해 두고, 아들인 유우기에게 도전한다,는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이건 또 하나의 자신과 이별한 뒤의 에피소드가 아니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폐기했지만... 그래도 어머니가 나온 건 유우기 뿐인가.
라스트 부근에 등장한 '호르아크티'는 저 나름대로 ♀(모성)의 상징이라 생각하고 그렸습니다.
헤이세이 19년 9월 14일 타카하시 카즈키
[11권]
몬스터 디자인에 대해 -
작품을 통틀어, 제가 파악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2번째 애니 기획이 시작된 것도 있어, 장편인 배틀 시티를 생각했지만, 카드 배틀을 주체로 만들고 듀얼리스트들도 '왕국편'보다 늘리려고 했으므로, 상당한 양의 몬스터를 디자인한다는 각오를 했습니다. 무대는 도미노 시티. 거리 어디서든 싸울 수 있도록 차세대 듀얼 디스크를 내고, 솔리드 비전 시스템의 하이테크 기술이 진화해, 보다 거대한 몬스터를 출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미지 적으로는 거리에서 날뛰는 거인 괴수. 어릴 때 흠뻑 빠져있었던 울트라맨 등의 특촬 히어로가 나오는 세계입니다. 사실 당시 제 꿈은 괴수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의외의 방법으로 꿈이 실현된 걸지도 모르네요.
'배틀 시티'에 등장하는 듀얼리스트의 몬스터('왕국편'으로부터 이어받은 것 외의)는, 그들이 카드를 뽑는 장면에 와서야 처음으로 디자인하기로 했습니다. 왜냐면 그 쪽이 듀얼리스트의 심정이나 긴박감 등을 몬스터에 불어넣을 수 있으니까. 원고 스케치를 할 때 즉흥으로 디자인하기 때문에, 카드를 뽑기 전까진 저도 어떤 몬스터가 나올지 모릅니다.
하지만 언제나 디자인이 잘 되는 건 아니고, 몇번이나 원고를 다시 그리는 일도 여러 번.
이번에 등장한 블랙 매지션의 제자도, 처음 그린 스케치에선 아메코미 풍의 누님(소위 마녀계)였지만, 마음에 안 들어서 눈 딱 감고 다시 젊은 여자아이로 만들었습니다. 이게 또 마음에 딱 들어맞아 블랙 매지션 걸이 탄생했습니다.
몬스터 디자인은 힘든 일이지만 즐기면서 그리고 있습니다.
헤이세이 19년 10월 18일 타카하시 카즈키
[12권]
이야기가 거슬러 올라갑니다만, 세토와 모쿠바가 어릴 적, 카이바 고자부로의 양자로 들어간 계기가 된 에피소드입니다.
어려서 양친을 잃은 세토와 모쿠바. 주변 어른들에게 배신당해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진 건 세토가 10살, 모쿠바가 5살이었던 때입니다. 어느 날, 시설을 찾아온 카이바 코퍼레이션의 총수 고자부로. 세토는 시설에서 나오기 위해 남동생 모쿠바와 같이 양자가 되는 조건으로 고자부로에게 내기 체스를 겁니다. 하지만 상대는 세계대회에서 연승할 정도로 강한 체스의 강호. 더해서 군수사업 기반의 기업을 한 세대만에 세계 톱으로 만든 전술가이기도 합니다.
고작 10살인 세토가 고자부로를 이길 승률은 끝없이 0퍼센트에 가까울 터.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이겼는가.
만화로는 그리지 않았지만, 세토의 속임수 체스를 해설하겠습니다.
사실 세토는 첫 말을 움직이지 않고도, 그의 한 수로 내기에 이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어떤 조건을 전제로 고자부로와 승부할 필요가 있었다. 세토의 그 조건이란,
"당신은 동시에 우리 형제와 체스 대결을 해 주길 바라. 그리고 어느 쪽이든 한 명이 당신을 이기거나 비기면, 이 승부는 우리가 이긴 걸로 해줘."
즉, 일대 이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체스의 왕인 고자부로는 프라이드 탓에 어린 형제의 도전에 등을 돌릴 수도 없고, 조건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프라이드가 맹점이 될 것도 모르고서.
고자부로를 사이에 둔 두 테이블이 준비되고, 동시에 두 승부가 시작.
세토의 테이블에선 선공인 고자부로가 첫 말을 움직입니다. 다음엔 모쿠바의 테이블에서 선공인 모쿠바가 말을 움직입니다. 이 때 모쿠바는 세토의 테이블에 있는 고자부로의 첫 수와 같은 말을 움직이는 겁니다. 그 순간 고자부로는 이미 함정에 빠졌다. 이젠 모쿠바를 상대할 고자부로의 두번째 수를 기다릴 뿐.
세토는 그 두번째 수를 재현하면 된다. 이걸로 고자부로는 또 한 사람의 자신과 승부하고, 세토는 패배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고자부로는 어린애의 얕은 지혜따윈 처음부터 눈치채고 있었고, 태연하게 속임수를 쓰는 세토에게서 자신의 후계자가 될 소질을 엿본 걸지도 모릅니다.
어린 세토는, 이 때 작은 체스판 위에서 처음으로 움직인 말이, 결국 자신의 운명을 흔들거라곤 알 도리가 없었던 겁니다.
헤이세이 19년 10월 18일 타카하시 카즈키
[13권]
제가 듀얼 장면을 그릴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얼마나 시각적으로 화려한 연출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몬스터 배틀의 기술 응수. 마법 카드의 이펙트 표현. 함정 카드에 의한 공수/형세 역전 등. 그것들을 이미지로 만들 수 있어야 겨우 한 컷 한 컷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프로 레슬링처럼 초반은 서로 춉으로만, 점점 연결되는 기술을 보여주고, 맨 마지막엔 역전 필살기로 이긴다. 그런 느낌으로 배틀과 드라마를 고조시키는 걸 좋아합니다.
실제 카드 게임을 플레이하면 알지만, 생각보다 담담하게 진행하지요.
그걸 만화로 그리면, 몬스터가 폭살하거나 캐릭터가 튕겨 날아가거나 하는 일이 되니까, 큰 일입니다. 그리고 있는 쪽도 피가 끓습니다.
컷 나누기는 캐릭터 들의 심리 상황에 따라 밸런스를 무너뜨립니다. 평온할 시엔 수직수평으로 컷을 나누고, 위험한 상황에 쫓길 시엔 불안정하게 컷을 나눕니다.
카드를 뽑는 장면은 양면전체 좌우 컷으로 그려서, 페이지를 넘기면 동시에 독자가 카드 그림을 볼 수 있게 연구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읽으면서 캐릭터와 같이 카드를 손에 쥐고 싸우는 듯한 현장감을 주고 싶었던 겁니다.
저에게 있어 듀얼은 캐릭터들의 감정이나 정신성이 서로 부딪히는 모습을, 카드나 몬스터의 싸움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룰도 되도록 단순하게 만든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재 중에도 일부러 OCG는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OCG는 끊이지 않고 전략성을 확장하는 게 의무인 만큼, 효과를 설명하는 텍스트도 갈수록 복잡해져 만화로는 도저히 그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터 근처에 있는 창고에, 연재 시부터 받은 '유희왕' 관련 굿즈나 카드가 들어있는 종이상자가 잔뜩 쌓여있습니다. 슬슬 봉인을 풀어서 오랜만에 OCG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헤이세이 19년 11월 16일 타카하시 카즈키
[14권]
벌써 12년정도 전 일입니다만, '유희왕'의 기획을 세우던 시절 처음으로 이집트를 찾았습니다. 주먹으로 때리는 싸움이 아닌 새로운 배틀 만화의 소재로 '게임'을 조사하다보니, 고대 이집트에 기원이 있다고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유명한 소년왕 투탕카멘의 묘지에도 보드 게임 '세네트'가 같이 묻혀 있었던 걸 보면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게임을 하며 놀았던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투탕카멘의 아버지인 아케나텐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 개혁을 일으킨 파라오였습니다. 이때까지 섬긴 다신교를, 태양신을 주신으로 둔 일신교로 만들어 포교했습니다. 태양이야말로 사람들에게 평등한 빛을 주는 자로 여겨, 군대 해체, 신관 제도의 폐지 등을 단행해 종교적 관습이나 예술양식에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게 아텐신 신앙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결국 개혁은 실패해 원 다신교 신앙으로 돌아가고, 아케나텐이 죽은 후 그 이름은 왕명표에서도 지워지게 됩니다.
만약 개혁이 성공했다면 투탕카멘의 이름도 다른 이름이 되었겠지요.
시대는 지나, 지금 세상은 신앙, 종교, 인종, 국가 이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국가전쟁이나 민족분쟁이 끊이질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있어 마음의 구원이 되어야 할 신이 전쟁의 불씨가 되는 일도 흔합니다.
저는 '배틀 시티편'을 그릴 때, 세 장의 신의 카드를 등장시켰습니다.
'오벨리스크', '오시리스', '라'
이 삼환신은 제각각 서양의 거신/동양의 용신/중동의 태양신을 이미지한 카드입니다.
도미노 시티를 무대로 한 신들의 싸움은, 이 세계에 일어나는 비극의 축소판으로 여겨 스토리에 넣었습니다.
선과 악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고, 사람의 마음 속은 신도 욕망도 같이 둘 수 있다. 그것이 우리들 인간이 가진 '어둠' 그 자체이며, 싸움을 통해서만 진실을 알 수 있는 어리석음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최종장에서 또 한 사람의 유우기가 세 장의 신의 카드를 하나로 묶어 유일창조신을 불러내 '어둠의 세계'는 멸망했습니다.
그 때 밝혀지는 또 한 사람의 유우기의 진짜 이름 -.
일찌기 고대 이집트의 왕이었던 그의 이름은, 그런 소원을 담아 지었습니다.
헤이세이 19년 11월 16일 타카하시 카즈키
[15권]
홀로 작업하는 아틀리에에 대망의 데스크톱 컴퓨터를 구입하게 된 계기는, '유희왕' 문고판 발매에 맞춰 새로 그리는 표지 일러스트를 CG로 그려볼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때까지 일터에서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스탭에게 맡기고 저는 전부 아날로그 작업. 원고 컬러는 주로 코픽이나 수성 마카를 사용하고 있어, 다음엔 첫 도전인 CG로 좀 더 농후한 터치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던 겁니다.
컴퓨터를 키고 익숙하지 않은 툴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꽤 잘 진행이 안 되어서 몇번이나 고쳐 그리고 있으니, 갑자기 큐우웅 하는 기묘한 소리와 함께 화면이 멈추고 프리즈해버렸습니다. 데이터도 휙-.
강제종료 후 재부팅해서 작업을 시작하니, 큐우웅. 또 프리즈. 그런 걸 반복하고 있자니 결국엔 부팅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큐우웅. 순간냉동!!
"뭔데 이 컴퓨터! 불량품이잖아!! 기껏 솟아난 창작의욕을 다 망치기는!!"
3시간동안 연락이 안 된 AS기사에게 어떻게 수리를 맡기고, 전화를 끊고 얼핏 보니... 컴퓨터가 정상적으로 켜져 있잖아!!
그림도 그릴 수 있어!! 나았다!!
그 후에 수리를 캔슬하고 다시 작업을 하고 있자니, 큐우웅. 갑자기 프리즈.
"이거 절대 날 얕보고 있어..."
엄청나게 무거운 컴퓨터를 껴안고 가까운 전문점까지 가서, 점원에게 봐달라고 하니...이럴수가!! 또 켜지잖습니까!!
"이상한 점이 아무데도 없어요. 고객님."
그럴리는... 그래도... 아니... 예.
또다시 아틀리에까지 들고 돌아왔다. 책상에 앉아 기동하니... 큐우웅. 프리즈.
"내가 CG에 재능이 없단 소리인가..."
기동! 프리즈! 기동! 프리즈!
"이 고물이!!" 콰직!
컴퓨터를 발로 찬 순간, 엄지 발가락이 삐어서 삼주간 접골원을 다녔습니다.
어떨 때는 뭘 생각한 건진 모르지만 욕조에 컴퓨터를 넣어본 적도 있습니다.
싹 마른 컴퓨터를 켜니, 이럴수가! 평범하게 부팅이 됩니다!! 하지만 약간 작업을 하자 바로
큐우웅! 프리즈!
예전에 컴퓨터를 물로 씻으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역시 무리였습니다!
제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노트북. 약간 처리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그림 그리기엔 전혀 지장은 없었습니다.
것도 가볍기까지 해서, 어디든지 들고 다닐 수도 있고 편리해요!
이번 표지 일러스트는 이시가키 섬의 바다를 보면서 그렸습니다.
그 컴퓨터는 일터에서 냉동수면 중입니다.
헤이세이 19년 12월 13일 타카하시 카즈키
[16권]
7여년 동안 너무나도 가혹한 주간연재를 열심히 헤쳐나가, 지칠대로 치진 저를 모두가 칭찬하고 북돋아주기 위해 열린 '유희왕' 연재종료 기념 파티에서 일어난 일.
V점프 편집부 분들이 '유희왕' 속편이 될 만화 기획에 대해 상담해 오셔서(이젠 솔직히 힘이 다 빠져서 생각하기도 싫은 기획이었지만...), 제 어시스턴트 이토 군이 그린다는 얘기로 일단 GO 사인을 냈습니다.
당초엔 '유희왕'의 캐릭터를 삼등신으로 만든 개그만화같은 걸 생각했지만, 이미지를 부수지 않도록 본편의 번외편이 되는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던 겁니다.
연재는 1년, 이라는 약속이었던 '유희왕R'도 정신이 드니 4년 가깝게 연재했습니다. R은 감수 역으로 제 이름도 실려 있지만, 대부분은 이토 군이 만들어 낸 작품입니다.
일단 완결한 이야기를 새로운 형태로 연재하는 일은 힘든 일일테고, 상당한 압박감이 있었을 거라 상상합니다만, 정말로 열심히 잘 해줬다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 1년 후에는 같은 V점프에서, 제 어시스턴트인 카게야마 군이 '유희왕 GX'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GX는 '유희왕' 연재가 끝나고 바로, 제작측에서 애니의 속편을 생각해달라는 상담을 받아(솔직히 힘이 다 빠져서 생각하기도 싫은 기획이었지만...), 1년만 방영한다는 약속으로 일단 GO 사인을 냈습니다. 주요 캐릭터나 설정 등은 제가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니 벌써 4년 가까이 계속 방영하고 있습니다.
카게야마 군은 애니 설정에 얽매이지 않고 좋은 대로 그리도록 했습니다. GX에도 감수 역으로 제 이름이 실려있지만, 역시 카게야마 군에게 전부 다 맡긴 채 그가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매우 열심히 그려줘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애니도 같아요.
문고판으로 재편집을 하며 제 원고를 읽고 있으면, 여러 가지 형태로 펼쳐 나간 '유희왕'이 오랜만에 제 손 위로 돌아온 듯한 신기한 느낌이 듭니다.
헤이세이 19년 12월 13일 타카하시 카즈키
[17권]
해외 인터뷰에서 반드시 듣는 질문 중 ''유희왕'을 그리게 된 계기는?'이란 게 있다. 굉장히 곤란한 질문이다.
대부분 허세를 부려 '게임이라는 참신한 소재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싸움... 운운...' 이라고 대답하긴 하지만, 사실은 나도 잘 모른다. '어쩌다보니 생각났어...'일지도 모르고, '유우기라는 캐릭터를 그리고 싶었다.' ...그것도 사실이다.
단, 자신을 되돌아보고, 계기가 된 일이 있다. 어쩐지 그런 것 같다는 정도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는 머나먼 예전 일. 그건 내가 소학교 1학년이었을 때라고 생각한다.
나는 블록을 조립하는 놀이를 좋아해서 자주 혼자 놀았다. 가지고 있던 블록 파츠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뭔가를 만들고 나면 부수고, 또 다시 조립한다. 그걸 반복하고 있었다. 가까운 장난감 가게에는 윈도우에 블록으로 된 커다란 집을 장식하고 있어, 그걸 자주 구경했었다. 내가 가진 블록으로 그 집을 재현하려고 해도, 표면을 흉내낼 뿐인 납작한 깊이가 없는 집밖에 만들 수 없었다.
근처 살던 A군의 집에 놀러 간 건 A군의 소학교 4학년인 형이 구입했던 막 발매한 우주 로켓 블록으로 같이 놀자고 권유받았기 때문이였다.
조각조각 펼쳐진 우주 로켓의 파츠
그것들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파츠 뿐이었다. 패키지에 실린 원통형 로켓 일러스트가 블록을 만들기 전의 고양감을 높였다. 내가 가진 블록은 전부 직선으로 된 블록이었기 때문에, 둥그스름한 블록 파츠는 본 내 눈은 그 곡선에 지지않을 정도로 크게 둥글어졌다.
그 중에, 각별히 빛나고, 투명한, 작은 블록 파츠. 그건 원색의 세계에 있던 나에게 있어선 다이아몬드와 같았다.
그 투명 파츠는 1센치 정도의 둥근 모양으로, 로켓 맨 끝의 가는 부분을 구성하는 부품이다.
A군과 나는 같이 로켓을 조립했다.
이 파츠는 여기다, 저기다 같은 말을 하면서 한 시간정도 걸려 로켓을 완성했다.
"헤- 너네 만들었냐!"
A군의 형이 와서 완성한 로켓을 보고 감탄한 듯한 말투로 말했다... 다음 순간.
"그게 없어! 로켓 앞에 붙는 투명한 게 있을 텐데!"
큰 소리로 고함질렀다.
A군도 깜짝 놀라 멍하니 있다.
"너네 빨리 찾아! 못 찾으면 가만 안둔다!"
형이 노려보는 중에 A군은 울 듯한 얼굴로 열심히 찾고 있다.
나는 형의 박력에 겁먹어, 딱딱한 자세로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렸다. 아니... 움직일 수 없게 된 이유는 또 한가지 있었다.
내가 왼손에 투명한 블록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A군네는 이거 말고 블록이 잔뜩 있고, 로켓 앞 부분이 딸랑 1센치 줄어들 뿐이잖아!)
나는 그런 생각을 해버렸다.
새빨간 얼굴로 화내는 형. 울기 직전인 A군.
나는 어떤 표정으로 왼손을 펼치면 되는지 몰라, 그대로 가장자리에서 바깥으로 나오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나는 왼손을 꽉 쥔 채로 있었다. ...하지만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있었다.
그 뒤로 A군이랑은 만나지 않게 되었다.
이런 일로 나는 마음 속에 있었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유희왕'의 제 1화에서 퍼즐의 조각을 훔친 죠노우치가, 마지막에는 용기를 가지고 유우기에게 돌려주는 에피소드가 그려져 있습니다.
저는 지금도, 내 왼손에는 그 때의 투명한 블록이 쥐어져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헤이세이 20년 1월 18일 타카하시 카즈키
[18권]
유우기/카이바/죠노우치
저는 '배틀 시티편'에서 그들 제각각이 모두 승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유우기는 토너먼트를 제압한 승자- -.
카이바는 그의 마음에 둥지튼, 죽은 의부 고자부로라는 트라우마를 뛰어넘어, 자기 스스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걸어 나가는 용기를 얻은 승자- -
죠노우치는 진정한 듀얼리스트를 의미하는 자립해 자신의 힘으로 싸워 나가는 것에 눈뜬 승자- -
'왕국편'의 죠노우치는 듀얼리스트로서 성장하긴 했지만, 이길 수 있었던 제일 큰 요인이 유우기나 동료들의 존재임은 틀림없습니다.
자신이 부족한 점이나 약점을 서로 추구해, 의존하는 관계는 카이바가 말하는 우정 놀이일 뿐입니다. 서로 인정하고 제각각 자립하고 나서야 처음으로 우정이 성립한다면, 배틀 시티에서 진정한 듀얼리스트가 되는 것을 추구해, 마지막에 대치한 어둠의 유우기와 죠노우치가 듀얼하는 장면이야말로 그들의 우정이 성립한 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유희왕' 최종화 에피소드엔 다른 버전이 있었습니다.
겉의 유우기가 걸어가는 라스트 컷 후에 배틀 시티의 어둠의 유우기 vs 죠노우치의 듀얼로 이야기를 끝내는 또 하나의 엔딩이었습니다.
제 안에선 어둠의 유우기와 죠노우치의 듀얼은 구성되어 있었고, 누가 이기는가도 정했지만, 그건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 싸움은 서로 한 발자국도 양보하지 않는 격한 공방이 이뤄져, 마지막 턴에서 어둠의 유우기가 붉은 눈의 흑룡을 공격합니다. 그 순간 죠노우치는 '시간의 마술사'를 내 마지막 내기를 합니다만, 그들의 필드에 타임 매직이 걸려, 그 때 어둠의 유우기와 죠노우치는 듀얼을 넘은 빛나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라는 엔딩이었습니다. 라스트 컷은 작은 미소를 띄운 어둠의 유우기의 클로즈 업.
하지만 '유희왕'은 무토 유우기라는 소년과 그의 마음에 있는 또 하나의 유우기가 주인공인 이야기였기 때문에, 지금 엔딩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헤이세이 20년 1월 18일 타카하시 카즈키
[19권]
'왕의 기억편'은 이때까지 그린 게임이나 카드 배틀과는 다른 세계관이라, 솔직히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카드 배틀은 '배틀 시티편'에서 거의 할 대로 다 해버린 느낌이 있어서, 카드에 그려진 몬스터가 어떻게 탄생했는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 카드의 기원인 석판에 그려진 마물의 싸움 등, 비주얼적으로 새로운 요소를 넣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뭐라해도 고대 이집트의 왕(파라오)였던 어둠의 유우기의 기억. 천년 아이템의 수수께끼. 신관 세토를 비롯한 천년 아이템 소지자들의 다양한 인과관계 등. 팬 여러분이 제일 흥미를 가질 에피소드를 그리지 않고는 작품을 완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카드 배틀을 기대한 독자 분들은 안 좋아하시겠지란 각오를 했었습니다.
'기억편'을 그리는 데 있어, 제 안에 떠오른 이미지는 모래에 묻힌 왕(파라오)= 어둠의 유우기의 망해였습니다.
'기억편'을 시작하는 컷은 차마 눈으로 볼 수 없는 왕(파라오)의 모습으로 하려 했습니다만, 역시 지금까지 활약한 주인공이 그렇게 변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너무 어둡다, 란 이유로 소년만화답게 젊은 시절의 스고로쿠를 그렸습니다.
'기억편'은, 전 이야기 중에서도 제일 어두운 이야기이므로, 조크와의 싸움으로 목숨을 떨군 왕의 모습은 최종화의 장면과 대비되어 좋았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사실로서의 과거를 그리려고 했지만, 역시 겉의 유우기나 죠노우치 들을 등장시켜야 하므로, 사실과 크게 다른 세계관 = '천년 퍼즐을 조립해 현세로 되살아난 혼이 겉의 유우기와 공존함에 따라 생겨난 새로운 기억의 세계'라는 설정으로 만들었습니다.
천년 퍼즐 안에서 '악'을 가지고 융합하려는 사악한 조크의 혼을 쓰러뜨리기 위한 열쇠가 바로, 왕이 잃은 기억과 혼에 더해 현세의 동료들의 기억과 '선'한 혼의 융합인 겁니다.
만약 천년 퍼즐을 조립한 사람이 진실된 강한 마음을 가진 겉의 유우기가 아니었다면, 그 자는 바로 그자리에서 '악'에 침식당해, 바쿠라처럼 조크 부활을 이루기 위해 천년 아이템을 모으는 말이 되었겠지요.
천년 퍼즐에 봉인된, 왕의 잃어버린 혼을 구원한 자는 이 세상에서 단 한명, 무토 유우기밖에 없었습니다.
헤이세이 20년 2월 15일 타카하시 카즈키
[20권]
평소 건강하지 못한 생활을 보낸 탓에, 연재중 200cc의 피를 토하며 쓰러져 한밤중 구급차로 병원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분명 쿨 에르나 마을에서 왕이 이끄는 신관단과 바쿠라의 싸움을 그리던 때라 기억합니다. 스트레스성 위궤양이었습니다.
의사 말로는 당시 제 몸의 혈액은 보통 사람이 가진 양의 3분의 2밖에 없고, 원래는 의식이 확실치 않아 서 있을 수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듣고 보니 확실히 그림을 그리는 중에도 항상 머리가 멍했습니다.
입원한지 삼일째, 재빠르게 문안 온 사람에게 구운 새 간을 잔뜩 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한밤중 병실에 숨어서 먹은 덕분에 바로 건강해져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급차로 실려갈 때는 이제 죽는다고 각오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제 안에서 '왕의 기억편'은 상당히 장대한 구성이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마지막까지 제대로 이야기를 그릴 수 있을까? 완결하기 전에 죽어도 곤란하고...'같은 불안이 생겨, 편집자 분에게 앞으로 반년 안으로 연재를 끝내 이야기를 완결하고 싶다고 부탁드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잘라낸 에피소드 중 신관 세토와 키사라의 이야기가 지금도 마음에 걸립니다. 독자 분들의 상상대로 현대의 카이바 세토와 '푸른 눈의 백룡'의 관계를 말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에피소드였기 때문입니다.
천년 아이의 사념 때문에 욕망과 증오에 지배당한 아크나딘이 하얀 용을 뽑아내기 위해 키사라를 고문하려고 납치하지만, 신관 세토가 왕의 충성을 등지고 키사라를 구하러 갑니다. 여기서부터 아크나딘과 신관 세토의 대립이 격해져, 결국엔 아크나딘의 광기가 폭주해 조크를 부활시켜 어둠의 계약을 맺습니다. 그리고 어둠의 대신관이 이끄는 사령군, 왕과 신관단, 하얀 용의 복수를 이루려는 신관 세토의 삼파전 전쟁으로 이어지는 구성이었지만... 제일 짧은 에피소드로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연재 당시 제가 혈액이 부족해 얼마나 멍하니 있었는지는, 조크의 디자인을 보면 일목요연!
정말로 광기가 폭주했던 건 저였습니다! 라는 이야기.
문고본에선 조금 수정했습니다. 양해해주세요.
다음은 '유희왕' 애니 신 시리즈에 대해 얘기하고 싶습니다.
헤이세이 20년 2월 15일 타카하시 카즈키
[21권]
4월부터 '유희왕 5D's'란 타이틀로 애니 신 시리즈가 시작합니다. 이미 잡지 기사 등으로 알고 계신 분도 많겠지요.
재작년 말에 제작진이나 스폰서 분들에게 새 시리즈를 하자는 얘기를 들었을 땐 '에-엑! 아직도 하냐고!!' 하며 기겁했습니다. 저는 GX가 마지막이라고 정했기 때문에 솔직히 한동안,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제작 스탭이나 TV 방송국 분들과 사귄 시간도 길고, 이젠 뭐 술동료같은 사이에다가, '유희왕'이란 작품은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미디어믹스라는 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세계에 널리 퍼진 것입니다. 거기서 마지막이란 조건을 걸고 새로운 시리즈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카드 배틀이 메인이라 지금까지 없었던 시각적 표현은 없을까 생각한 끝에, 무대를 근미래 도미노 시티로 설정해 'D휠'이라는 최첨단 테크놀로지로 만든 신형 듀얼 디스크를 내보냈습니다.
지금까지 그려진 듀얼과 다른 스피드로 가득 찬 비주얼과, 새로운 전략성이 더해진 애니메이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젠 카드 게임의 영역을 넘어버린게 아닌가란 비판도 각오하고 있지만 이때까지 한 일을 또 되풀이한다면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나름대로 세계관을 전달하고, 주요 등장인물, 몬스터, D휠은 제가 디자인했습니다. 스토리 전개는 각본가 분들에게 맡기기 때문에 어떻게 이야기가 나아갈지 저도 매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 믿고 있지만, 지금은 약간 심장이 두근두근댑니다.
부디 봐 주세요!
헤이세이 20년 3월 18일 타카하시 카즈키
[22권]
연재개시부터 12년의 세월이 지나, 지금 이렇게 문고판 22권을 세상에 낼 수 있어, 솔직히 한시름 놓음과 동시에 한 줄기 허전함도 느낍니다.
많은 세계로 뻗어나간 작품이긴 했지만, 제게 있어 '유희왕'은, 만화로 그린 유우기를 포함한 여러 캐릭터들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책을 덮고, 그들에게 진심으로 '수고했어'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매번 커버 일러스트를 그리는 일도 즐거웠습니다. 다시 한번 생명을 불어 넣을 작정으로 그렸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창조력의 한계에 발버둥치고, 여러 의미로 끝에 닿을 수 없는 작자가 그린 본 작품과 마지막까지 함께 해 주신 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은 저도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그건 만화일지도 모르고, 일러스트일지도 모르고, 어쨌든 일생동안 그림을 그릴 마음이기 때문이(라고 할까 그거밖에 특기가 없어!)언젠가 또 여러분의 눈에 띄이길 바라면서, 정진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에 이 자리를 빌려 문고판 편집에 힘을 쏟아주신 현대서원의 요시다 상, 디자인을 담당해주신 아베 상을 비롯한 바나나 그룹 스튜디오 여러분, 그리고 매번 혼을 담아 타로 해설을 해주신 CoZo 상에게 진심으로 답례를 해 드리고 싶습니다.
헤이세이 20년 3월 18일 타카하시 카즈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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